하버드 의대 교수 앨런 로퍼의 두뇌와의 대화

하버드 의대교수 앨런 로퍼의

<두뇌와의 대화>

두뇌와의-대화_입체북_Web

앨런 로퍼, 브라이언 버렐 지음 / 이유경 옮김

376페이지 / 신국판(152*224)

16,000원

초판 1쇄 발행 2015년 5월 22일

ISBN 979-11-85230-52-8 03510

분류: 인문 의학 – 신경학 / 비소설

발행: 처음북스

연락처: T. 070 7018 8812 F. 02 6280 3032 cheombooks@cheom.net 이상모 편집장

하루 종일 로터리를 빙빙 도는 영업 사원, 고등학교 때의 작전밖에 기억나지 않는 쿼터백, 머리에 구멍을 뚫어야 살 수 있는 여자 등. 도저히 있을 법하지 않은 일을 하루에 여섯 번은 만나야 하는 신경학과 병원.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에 나오는 토끼 굴 같은 곳에서 꿋꿋하게 환자의 말을 들어주고 있는 앨런 로퍼 박사가 두뇌란, 질병이란, 정신이란 그리고 인간이란 무엇인가를 최전선에서 들려준다.

제2의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란 평가를 듣는 책이다.

현장의 올리버 삭스

하버드 의과대학 명예 학장은 조셉 마틴은 『두뇌와의 대화』를 쓴 앨런 로퍼를 ‘현장의 올리버 삭스’라 칭했다. 올리버 삭스는 그가 겪었던 환자들의 이야기를 엮어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을 출판하며 큰 인기를 얻었다.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는 기억상실증, 투렛증후군, 시각인식불능증 등의 신경증 환자 이야기를 흥미롭게 펼쳐 보여준다. 이 책은 연극으로 제작될 정도로 인기를 얻었다.

앨런 로퍼는 하버드 의대생들의 훈련소인 보스턴 병원 단지 한복판에서 ‘의사들의 의사’로서 활약하고 있다. 현장의 올리버 삭스라는 표현이 정확할 정도로 그는 신경계에 이상이 생긴 모든 환자들을 직접 대하는 임상의로서, 또한 하버드 의과대학의 교수로서 뇌 안에 갇힌 사람들을 구해내고 있다.

그래서 그의 이야기는 생생하고, 때로는 잔인하기까지 하며, 싶은 성찰을 남긴다.

아침 식사 전에 만나는 믿기 힘든 여섯 가지 이야기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붉은 여왕은 앨리스에게 충고한다. “이곳은 아침식사 전에 여섯 가지 불가능한 일이 일어난다고 각오하면 도움이 되는 곳이야.” 하지만 앨런 로퍼 박사는 그런 각오를 할 필요가 없다. 그런 불가능한 일은 반드시 일어나니까 말이다.

소프트볼을 하다가 갑자기 웃음이 많아진 남자가 병원에 찾아온다. 이전에는 불평불만만 하던 사람이었다는 것이 부인의 증언이다. 분명 성격은 ‘좋아’ 보이지만 이 남자에게는 ‘나쁜’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 남자를 치료해야 한다.

대학생인 한 여성은 갑자기 환각이 보이기 시작했다. 마약을 하는 것도 아니다. 갑자기 왜 이런 일이 생겼을까? 앨런 로퍼 박사는 이 환자의 난소에 생긴 문제가 뇌 기능에 이상을 끼친다는 것을 그녀의 어머에게 말해야 한다. “이상 증상을 없애려면 난소를 제거해야 합니다”가 앨런 로퍼 박사가 해야 할 말이다. 과연 믿을 수 있을까?

한 여성은 갑자기 심장이 정지한다. 뇌에 물이 차오르고 있다. 이 여성을 살리려면 드릴로 머리에 구멍을 뚫어야 한다. 머리를 뚫어야만 살 수 있는 것이다.

한 영업사원은 수백 킬로미터를 운전해서 도시에서 도시로 이동하다가, 갑자리 로터리에서 모든 기억을 잃고 하루종일 돌고 있다. 경찰이 이 영업사원을 병원으로 데리고 왔다. 이 영업사원 역시 치료해야 한다.

과연 있을 법하지 않은 일이 아침 식사 전에 여섯 번은 일어나는 곳이 신경병동이다.

진정한 의사란 환자의 말을 들어주는 것

앨런 로퍼 박사는 신기한 일을 늘어놓는 것으로 자신의 임무를 끝내지 않는다. 진정 의사로서, 인간으로서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진지하게 고민한다.

루게릭병에 걸린 환자들은 근육의 기능이 서서히 사라져간다. 처음에는 몸의 근육이 사라지고, 음식을 소화시키는 기능이 사라지고, 숨을 쉬는 기능이 사라진다. 그러나 잔인하게도 뇌는 그대로 살아서 자신의 기능이 사라지는 것을 지켜봐야 한다.

루게릭병 환자는 결국 선택을 해야 한다. 보조장치를 달아서 어떻게든 삶은 지속해야 할지, 아니면 스스로의 존엄을 지키며 치료를 중단해야 할지. 어느 쪽이 최선인지, 의사로서 어느 쪽을 추천해야 할지 박사는 결정할 수 없다. 다만 환자가 가장 원하는 것을 해주려고 노력하고, 그렇게 하려고 환자를 꾸준히 지켜본다.

불의의 사고를 당해 실려온 환자에게 뇌사 판정을 내리는 것도 신경학 병동 의사가 해야 할 임무다. 몸은 살아서 심장이 뛰고 있는 사람에게 ‘뇌사’라는 판단을 내림으로써 환자는 ‘죽는’ 것이다. 이들이 죽음으로써 살아 있는 장기는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이식된다. 합리적인 관점에서 뇌사는 옳은 일이다. 하지만 환자의 생명이 끝났다는 판단을 내려야 하는 의사는 ‘생명’이란 무엇인가를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합리라는 이름으로 모든 것을 판단 내릴 수는 없기 때문이다.

앨런 로퍼의 인간에 대한 고뇌와 통찰이 있기 때문에 이 책은 더욱 읽을 만한 가치가 있다. 각 장이 마치 소설을 읽는 것처럼 흥미진진하게 진행된다는 것은 이 책이 주는 또 하나의 미덕이다.

지은이

앨런 로퍼 | Allan H. Ropper

하버드 의과대학 교수이며 보스톤에 위치한 브리검 여성 병원의 레이먼드아담스신경과학부 최고 임상의다. 앨런 로퍼박사는 신경집중치료 분야의 문을 연 당사자이며 영화배우 마이클 J. 폭스의 알츠하이머 치료를 담당했다.

브라이언 버렐 | Brian David Burrell

『뇌 박물관에서 온 엽서Postcards from the Brain Museum』의저자다. 그는 <투데이쇼> <북노트> <NPR의 조간신문>에 출연했다. 버렐은 저술 활동을 하며 신경과학응용에 대한 통계적인 연구를 하고 있다.

옮긴이

옮긴이 이유경

부산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시사영어사 학습자료부와 번역회사에서 근무했다. 옮긴 책으로는 『상대성 이론이란 무엇인가』, 『여자 경제독립 백서』, 『브로커, 업자, 변호사 그리고 스파이』, 『내 몸이 새로 태어나는 시간 휴식』, 『황금법칙』, 『아프지 않은 마음이 어디 있으랴』, 『돈의 대폭락』, 『감정의 자유』, 『울트라라이트 스타트업』 등이 있다.

책 속에서

루이스는 신체적으로 고통이 없고, 호흡이 불편 하지도 않았으며, 욕창도 없었다. 하지만 남편이 아무리 그녀가 짐이 되지 않는다고 안심시킨들 그 말을 진실이라고 생각할 리 없었다.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정신적인 고통을 주지 않기 위해 죽기로 결정하는 것은 거의 모든 사람들에게는 불합리하고 괴로운 가설이며 텔레비전 드라마에서나 나오는 이야기다. 가족과 돌보는 사람들을 지극히 힘들게 하는 알츠하이머병 환자는 이러한 결정을 내릴 통찰이 없다. 만약 끝내기를 원한다면 루이스는 이기적인 것일까? 아니면 도량이 넓은 것일까? 내가 에둘러 말했음에도 불구하고 ALS라는 진단을 그녀가 무척 빨리 예측했기 때문에 나는 이번에도 그녀가 앞장서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방 안을 둘러보니 모든 눈이 나를 향하고 있었다.

그녀는 각성 상태였다. 졸리지만 각성 상태였다. 인공호흡기는 튜브를 떼고 튜브 고정장치를 끊을 때 그녀가 숨을 들이쉬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나는 그녀의 성대 위로 공기가 움직이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나는 그녀가 자신의 분비물에 익사하지 않도록 카테터로 튜브 주위를 흡인하고,

천천히 튜브를 빼냈다.

죽을 찰나의 사람은 보면 안다. 혈압이 떨어지기 시작하면서 혈관이 수축되고 무릎은 푸르스름하게 된다. 루이스는 몇 번 조용하게 기침을 했다. 그 다음 나는 소리, 쉬익 하는 소리를 들었다. 그리고 그녀는 속삭였다.

“사랑해요, 여보. 안녕.”

추천사

반드시 읽어야 한다. 로퍼와 버렐은 굉장한 열정을 가지고 품격 있는 책을 썼다. 각 장은 마치 탐정 소설을 읽는 듯 흥미진진하다. 과학적 해법을 줄거리에 양념처럼 이용하지만 냉정하거나, 이성적이거나, 추리물이 흔히 그러하듯 추론으로 치우치지 않는다. 로슈와 루이스 토마스와 올리버 삭스의 전통을 잇는 이 책은 의학적 저술로서 최고 수준이다.

– 빌리야누르 라마찬드란 『명령하는 뇌 착각하는 뇌』의 저자, 캘리포니아 대학 ‘뇌와 인지 센터’ 센터장

로퍼 박사는 현대 신경학의 매우 주목할 만한 모델로서의 업적을 쌓았다. 패스트 메디신과 슬로 매디신을 우아하게 결합했으며, 임상 진단부터 신경병리학 실험실의 MRI까지, 히포크라테스 이후 개발된 진단 기술을 집대성한 권위자다. 그는 배려하고 집중하며 오슬러 방식을 따르는 훌륭한 의사의 모범이다. 게다가 여분으로 특유의 유머와 아이러니한 상황을 던져준다. 이 뇌와 나누는 대화는 흥미롭고 깊이가 있지만 또한 가볍게 읽을 수 있다. 이 책에서 말하는 복잡성, 요구들, 만족과 후회는 진짜 의사란 무엇인가를 알려준다.

– 빅토리아 스위트 『신의 호텔(God’s Hotel)』의 저자

열정이 있고 멋이 있으며 깊은 동정이 느껴진다. 환자를 직접 대면하는 신경과의 고군분투를 참호에 뛰어든 것처럼 탐구한다. 일상적인 일부터 이례적인 일까지, 가슴을 울리는 이야기부터 유머까지, 저자는 의학계의 매우 매력적인 전문가로서 정직하고 매력적인 모습을 보인다.

– 마이클 콜린스 『뜨거운 불빛, 차가운 쇠』의 저자

우리의 뇌가 어떻게 잘못되어 가는지를 이해하게 해주는 환상적인 책이다. 이 책은 최전선에 있는 신경과 의사의 관점에서 아픈 뇌를 들여다보게 해준다. 뇌종양, 뇌졸중, 파킨슨병처럼 우리에게 재난과 같은 병을 이해하게 해준다. 그의 이야기는 종종 고통스럽지만, 또한 감동스럽고 변함없이 희망적이다.

– 엘리자베스 로프터스 『우리 기억은 진짜 기억일까』의 저자

의료계 최전선에서 들려오는 떠들썩한 발라드. 교육을 담당하는 병원의 강당과 응급실을 종횡무진하는 로퍼는 현장에 있는 올리버 삭스와도 같다. 이 책은 매우 매력적인 책이지만 종종 잔인한 현실을 드러낸다. 질병이 어떻게 나타나는지, 진단은 어떻게 내리는지 그리고 어떻게 처방하는지. 언제나 최전선에서 하는 일은 환자에게 무엇이 최선인지 결정하는 것이다. 이 책은 뇌에 관심이 있는 독자나 삶을 바꿀 만한 병에 걸린 환자나 가족, 나아가서는 의사의 노력에 감사를 표하게 될 우리와 같은 잠재적 환자가 반드시 읽어야 한다. 이 책은 보석이다.

– 조셉 B. 마틴 하버드 의과대학 명예 학장

차례

 

여왕 • 7

신경과 전문의가 하는 일

아침 식사 전에 일어난 여섯 가지 믿기 힘든 일들• 25

입원, 퇴원, 지연

머리에 뚫은 구멍• 51

야구와 신경학이 만나는 지점. 경기를 승리로 이끈 어깨 뒤로 잡은 공

착란 상태• 71

신경과 의사를 찾아온 두 사람

마이 맨 갓프리 (My Man Godfrey)• 103

뒤로만 작용하는 기억력은 형편없는 기억력이야

무엇이 문제인 것 같아요?• 123

엉터리 병과 히스테리에 대한 솔직한 안내

해를 입히지 말라• 157

걸어 다니는 시한 폭탄이 판단의 한계를 시험하다

교훈을 준 일화들• 177

순수와 경험의 아홉 가지 노래

종반전• 207

루게릭병과의 대결

조지의 삶 살펴보기• 235

운동 뉴런 사형 선고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가

늑대 인간의 저주• 267

파킨슨병과 싸우는 일선에서

실수의 도미노• 297

영안실로 가는 길에서 힘들게 얻은 교훈

눈이 말한다• 321

누군가 아직 죽지 않은 때는?

물살을 거슬러 오르는 배들• 349

실화를 바탕으로 함

감사의 말• 3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