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쥬라기 공원의 과학>
멸종 동물인 매머드를 부활시키려는 과학자의 흥미진진한 스토리
베스 샤피로 지음 / 이혜리 옮김
312페이지 / 신국판(152*224) 16,000원 초판 1쇄 발행 2015년 10월 23일 ISBN 979-11-7022-011-4 03470 분류: 교양 과학 발행: 처음북스 연락처: T. 070 7018 8812 F. 02 6280 3032 cheombooks@cheom.net 이상모 편집장 |
호박석 속에 들어 있는 모기에게서 공룡의 DNA를 추출하는 것은 과연 가능할까? 그래서 언젠가 우리는 쥬라기 공원을 만들 수 있을까? 진화생물학자인 베스 샤피로는 현재로서는 ‘아니’라고 답한다. 그렇다면 매머드는? 멸종된 지 수천 년밖에 안 되었고, 그런대로 신선해 보이는 사체가 보관되어 있는 매머드라면? 가능하지도 않을까?
공상과학에서 공상을 배제한 채, 순수하게 과학적이고 철학적(왜 하필 매머드인가)인 입장에서 멸종동물을 복원시키는(de-extinction) 과정을 흥미진진하게 탐구해본다.
복원(de-extinction)은 가능한가
멸종된 동물을 복원한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가장 먼저 영화 <쥬라기 공원>이 떠오를 것이다. 이 영화를 보면 과학자들은 호박석 속에 들어 있는 모기에서 공룡의 DNA를 추출해낸다. 그럴듯하게도 이 DNA는 완벽한 게 아니었다. 그래서 염기서열의 사라진 부분을 양서류의 DNA로 채워 넣는다. 결국 공룡은 완벽하게 부활하고, 섞어 넣은 양서류 DNA 때문에 생식 계통에 문제가 생기게 되고 알을 낳아서 스스로 번식할 수 있게 된 공룡 때문에 ‘쥬라기 공원’에는 재난이 닥친다.
이 영화에서 어떤 부분은 옳다. 모기에게서 추출한 공룡 DNA가 완벽하지 않다는 것. 그러나 진화생물학자인 베스 샤피로가 밝힌 진짜 과학에서는 공룡 DNA가 그렇게 오랫동안 살아남지도 못할뿐더러, 설사 추출한다 할지라도 너무나도 작은 조각으로 나뉘어 있기 때문에, 그것이 공룡의 DNA인지, 모기의 DNA인지, 혹은 호박석에 묻은 다른 유기체의 DNA인지 구분할 수 없다. 그러면 혹시 멸종된 지 수천 년밖에 안 되었고 아직 싱싱해 보이는 사체가 남아 있는 매머드라면 가능하지 않을까? 아니면 DNA가 보관되어 있는 여행비둘기라면?
가능할 ‘수도’ 있다. 쥬라기 공원은 아니지만 이미 시베리아에 ‘홍적세 공원’을 준비하고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다.
왜 복원하는가
이 책은 매머드를 복원하려는 계획을 추적한다. 방법론적으로 가장 가능성 있는 방법은 베링해협에서 세포가 살아 있는 싱싱한 매머드를 찾은 다음 세포 핵 치환 방법을 이용해 아시아 코끼리를 대리모로 사용하는 것이다. 그런데 왜 매머드인가? 보기에 근사해서?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많은 철학적 과학적 고민이 존재한다. 이 책 <쥬라기 공원의 과학>에 등장하는 과학자들은 환경을 되살리려는 목적을 가지고 매머드를 부활시키고자 한다. 매머드와 같은 거대 동물이 북극의 스텝 툰드라 지역을 돌아다니며 풀을 밝고 뜯어먹는 과정에서 주변 환경이 살아난다는 것이다. 그 예로 과학자들은 옐로스톤 국립공원의 늑대를 든다. 옐로스톤 국립공원에 늑대를 다시 도입하자 환경이 살아났다는 것이다. 늑대가 번성하던 초식동물인 엘크를 사냥하자, 목본식물이 무성하게 자라나기 시작했고, 목본식물이 무성해지자 작은 포유류가 늘어났다. 생태계가 안정을 되찾기 시작하는 것이다. 매머드도 풀을 밟고 먹음으로써 큰 씨앗 식물들이 자라나게 한다. 또 눈을 밟고 다니며 녹이면 영구동토층의 온도가 내려간다. 그럼으로써 그 안에 매장되어 있던 매탄가스가 증발하지 못하게 되고, 결국 지구 온난화를 막아주는 역할까지 한다.
결국 복원은 하나의 생물을 부활시키는 데서 그치는 게 아니라, 환경을 살리는 길에까지 이르게 한다. 그러면 또 다른 의문이 생긴다. 꼭 매머드가 아니라 매머드처럼 추운 지방에 살 수 있는 코끼리를 만들면 되지 않을까? 마찬가지로 생태에게 좋은 영향을 준다는 캥거루쥐는 왜 부활시키려는 노력이 없을까? 단지 쥐라서?
복원은 속죄인가
학생들에게 어떤 동물을 복원해야 할 것 같은지 질문을 하자 다양한 대답이 나왔다. 그중 상당 부분을 차지한 것이 매머드, 양쯔강돌고래, 모아, 키위 등이었다. 이들을 왜 부활시켜야 하느냐는 질문에도 학생들은 다양한 대답을 내놓았다. 과학적으로 부활시키기 쉬우니까, 혹은 관광 산업에 도움이 되니까라는 대답까지 있었다. 그러나 그 내면에 숨겨진 가장 큰 이유는 ‘죄책감’이었다. 이들 생물은 모두 인간이 그 멸종에 관여했다는(결정적이지 않더라도) 증거가 있는 생물들이다. 우리가 멸종시킨 생물을 우리 손으로 살리고 싶다는 죄책감이 크게 한몫을 한 것이다.
단지 그런 이유 때문에 멸종한 생물을 이 세상에 되살려야 하는지는 의문이 든다. 한 과학자는 왜 매머드를 되살리려 하느냐는 질문에, “왜냐 하면 매머드니까”라고 답했다. 매머드처럼 거대하고 보기 좋은 동물을 되살리려고 해야만 연구 개발비가 지원된다는 뜻이다. 인간은 이처럼 이타적인 행동을 하는 와중에도 이기적이다.
저자는 말한다.
“복원은 다양한 관점에서 과학적으로, 윤리적으로 정당화될 수 없다고 믿는다. 하지만 복원 기술이 현재 위험에 직면한 종들과 서식지를 보존하는 하나의 중요한 도구로는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고 믿고 있기도 하다.”
결국 복원은 현실이면서, 미래를 밝히는 도구가 될 수도 있다. 이 책을 보면서 인간이 이 도구를 지금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 살펴보고, 제대로 쓸 수 있는 길을 우리 모두 강구했으면 한다
지은이: 베스 샤피로 Beth Shapiro
베스 샤피로는 산타 크루즈의 캘리포니아 대학에서 생태학과 진화 생물학을 가르치고 있다. 그녀의 수많은 논문이 <네이처>와 <사이언스>에 실렸고, 미국 문화계 최고상인 2009년 맥아더 어워드 수상자이기도 하다.
옮긴이 이혜리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번역학과에 재학 중이며 프리랜스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인간이 저지른 일로 소중한 생명을 빼앗긴 모든 생물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 옮긴 책으로는 『여섯 번째 대멸종』이 있다.
책 속에서
매머드는 다르다. 지난 1만 년간 매머드가 멸종할 만한 어떤 비극적인 사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최근에 밝혀낸 유전학 연구 결과에서는 매머드의 개체수가 아마도 약 2만 년 전 마지막 빙하기 이후로 줄어들기 시작했을 것이라고 한다. 당시 많은 생물이 풍부한 먹이를 찾을 수 있던 스텝 툰드라, 즉 북극 초원이 점차 현대의 북극 식물로 대체되기 시작했다. 매머드는 약 8000년 전 북미와 아시아 대륙에서 멸종되었지만 베링 해협Bering Strait의 떨어진 두 지역에서 수천 년 더 생존했다. 한 지역은 알래스카 남부에 위치한 프리빌로프 제도Pribilof Islands로 약 5000년 전까지, 다른 한 지역은 시베리아 북동부에 있는 랭갤 섬Wrangel Island으로 약 3700년 전까지 매머드가 살아 있었다.
추천사
“이미 사라진 생물을 다시 살려낸다는 것은 매우 기대되는 일이기도 하고 두렵게 느껴지는 일이기도 하다. 그런 일에 따르는 도전과 잠재력을 베스 샤피로보다 잘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쥬라기 공원의 과학』은 매력적이고 엄격하며 통찰력을 준다.”
– 엘리자베스 콜버트 『여섯 번째 대멸종』의 저자
『샤피로는 복제의 과학과 기술을 분명히 이해하기에 적절한 책을 만들었다.』
– <커커스 리뷰>
차례
제 1 장 멸종을 반전시키는 방법
여섯 번째 대멸종
멸종 반전
복원에 대한 과학적 관점
복원시키기
제 2 장 종 선택하기
복원을 하려는 ‘옳은’이유
복원을 결정하는 짧은 안내서
부활시키려는 납득할 만한 이유가 존재하는가?
왜 멸종되었는가?
부활이 성공했을 때 서식지는 마련되어 있는가?
현재 생태계에 부활한 종을 도입하면 어떤 영향을 끼칠까?
게놈 배열을 알아내는 것이 가능할까?
게놈 배열을 살아 있는 유기체로 만드는 방법이 있는가?
부활한 종을 사육 상태에서
야생 서식지로 옮기는 것은 가능한가?
사육장의 코끼리가 매머드가 될 가능성
제 3 장 잘 보존된 표본 찾기
쥬라기 공원은 없다?
DNA가 없는 화석에서 DNA 추출하기
화석에서 발견되는 놀라운 DNA의 다양성
DNA 생존기간의 한계
아주 오래되었다고 말할 수 있는 연대는?
제 4 장 복제본 만들기
- 체세포 핵 치환
- 기적을 찾아서
- 새로운 희망과 지하세계의 짐승
- 첫 번째 시도
- 보존의 수수께끼를 해결하는 가능한 해결책과 매머드
- 점점 높아져가는 기대감과 새로운 경쟁자
- 그렇게 연구는 계속되고
제 5 장 멸종 종 부활시키기
- 재번식
- 간단하면 더 좋은 걸까?
- 성공까지 너무 느린 과정
제 6 장 게놈 복원하기
- 매머드 ‘잘라내기’와 ‘붙여넣기’
- 유전자가위와 효소풀
- 크리스퍼로 보는 복원
제 7 장 부분적인 게놈 복원하기
- 복원된 마몬텔레페이즈
- 매머드와 비슷한 외형에 비슷한 행동을 한다면
이를 매머드라고 할 수 있는가?
- 게놈의 어떤 부분을 조작해야 하는가?
- 뉴클레오타이드의 합보다 더 많은
제 8 장 복제본 만들기
- 최초의 복원이라 할 수 없는 상황
- 핵 치환을 이용한 복원
- 부카르도 탄생시키기
- 불안한 아이벡스와 아종 해결책
- 복원으로 가는 예상치 못한 장벽
- 매머드의 문제점들
- 크기 문제
- 조류를 위한 복제
- 생식세포 치환을 이용한 복제
제 9 장 더 많은 복제본 만들기
- 진화의 촉진
- 한 마리를 더해서 개체를 만든다
- 한 마리의 탄생으로부터 많은 개체를 양육하기까지
- 또 다른 과제, 매머드
제 10 장 풀어 주기
- 그리고…… 풀어주기
- 멸종위기에 처한 종을 유전적으로 변형한 생물
- 야생으로 돌려보내고, 생태계의 부활을 향해
제 11 장 우리는 과연?
- 위험한 병원균을 부활시킬 수도 있다
- 복원은 동물에게 정당하지 않다
- 현생 종의 보존을 우선순위에 두어야 한다
- 멸종되지 않은 종들마저 갈 곳이 없다
- 멸종에서 구해낸 종을 풀어주면
현존하는 생태계가 파괴될 것이다
- 만약 복원이 가능하다면 멸종률은 증가할 것이다
- 우리는 ‘신처럼 놀고 있다’
- 복원의 산물은 원래의 종과 똑같지 않을 것이다
- 실증주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