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딱한 유럽
<기본정보>
저자: 이중현
출판사: 처음북스
발행인: 안유석
정가: 12,500원
출간일: 2013년 1월 1일
분량: 502 페이지
ISBN: 978-89-962300-6-9
분류: 국내도서 – 문학 – 에세이 – 여행 에세이
국내도서 – 여행과 지리 – 해외여행 – 유럽
국내도서 – 여행/기행 – 해외여행 – 유럽
<책소개>
유럽은 누구나 한번쯤은 꿈꾸는 여행지이다.
쉽게 갈 수 없는 곳이기에 유럽여행을 실제로 간다면 본전을 뽑겠다는 마음으로 가는 곳마다 빡빡한 일정으로 하나라도 더 보려고 발버둥 친다. 작가는 빡빡한 일정의 여행을 해야 하는 우리네 현실은 받아들이고, 조금 다른 시선으로 유럽여행을 바라본다.
<삐딱한 유럽>은 읽는 이를 생각하게 만들어준다. 이중현은 유럽에 관한 해박한 지식을 특유의 맛깔나면서도 유머러스한 필체로 이어간다. 가볍고, 묵직하고, 따뜻하고, 시니컬한 다양하고 상반된 독특한 구성은 유럽여행뿐 아니라 여행과 맞닿아 있는 우리의 일상 전반을 돌아보게 한다. 여기에 매력적인 사진은 덤. 자신의 경험을 통해서 다른 사람을 생각하게 만든 다는 것은 좋은 글과 좋은 사진 때문이기도 하지만 진실한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여행출발일이 다가오면 우리의 마음은 설레고 두근거린다. 준비하는 과정에는 그런 기대가 섞여있다. 그러면서도 여행에 대해 걱정한다. 여행지에서 혹시나 숙소에 문제가 있지 않을까? 교통편을 놓치지 않을까? 빠짐없이 일정에 대해서 준비한다. 이런 기본적인 준비는 여행을 위한 최소한의 준비가 아닐까? 정작 여행에서 우리가 얻고자 하는 현지의 역사와 문화와 많은 이야기거리도 착실하게 준비해야하지 않을까? 그리스 신화도 보고 미술책, 역사책도 보고 남의 여행기도 보면서 지도 가이드북도 펼쳐 놓고 루트를 짜면서 말이다. 작가는 유럽은 디즈니랜드같은 놀이터라기 보다는 세계를 주름 잡은 거대 문명의 보고라 생각하고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남들과는 다른 눈으로 바라보는 삐딱한 유럽보기에 동참해 보자.
<저자 소개>
지은이 이중현
1982년생. 경북구미에서 초중고등학교를 나오고 중앙대학교 법학과를 입학하긴 했는데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카메라를 들쳐 메고 산과 들과 오락실과 유럽을 동네방네 쏘다니기만 했다. 그러나 정신차리고 법조인이 되겠다면 고시촌으로 들어간 것 까지는 좋았지만 정작 독서실에서 쓴건 민법 답안지가 아닌 유럽여행기였고, 법조인은 물건나 가버리고 쁘리띠님의 떠나볼까, 네이버 유랑, SLR Club 등을 아우리는 인기작가가 되어버렸다.
<목차>
프롤로그
1탄. 영국 입국
2탄. 런던 : 새로운 환경에서는 누구나 헤매기 마련
3탄. 런던 : 자연사 박물관이 살아있다.
4탄. 런던 : 영국에는 대영박물관이 없다 1/2
5탄. 런던 : 영국에는 대영박물관이 없다 2/2
6탄. 라이 : 런던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
7탄. 런던 : 런던의 중심에서 대한민국을 외치다.
8탄. 인네버스 – 외로운 네시는 귀여운 아기 괴물
9탄. 스카이섬 – 삽질의 추억
10탄. 스카이섬II – 천공의 스카이섬
11탄. 에딘버러 – 배고픈 소크라테스보다는 배고픈 배낭족이 되자
12탄. 글라스고 – 배낭족은 언제나 배고프다
13탄. 빠리에서 생긴 일. (1)
14탄. 빠리에서 생긴 일. (2) – 나를 슬프게 하는 루브르
15탄. 빠리에서 생긴 일. (3) – 오르셰는 나를 보고 웃지
16탄. 빠리에서 생긴 일. (4) – 실용한문강좌
17탄. 빠리에서 생긴 일. (5) – 소르본에서 만난 엄마 친구 아들.
18탄. 빠리에서 생긴 일. (6) – 찌질한 중현씨 (전)
19탄. 빠리에서 생긴 일. (7) – 찌질한 중현씨 (후)
20탄. 오베르쉬르우와즈 : 이중현 영혼의 편지
21탄. 브뤼셀, 브뤼헤 : 미워도 다시 백배
22탄. 룩셈부르크 : 풀 메탈 룩셈부르크
23탄. 스트라스부르 : 마지막 민족
25탄. 스위스 – 고장난 여자친구를 맡깁니다.
26탄. 체스키 크룸로프 : 나는 공산당이 싫어요.
27탄. 프라하 1/2 : 참을 수 없는 우리 개신교의 가벼움.
28탄. 프라하 2/2 : 맥주야 생맥주야 사랑해 사랑해
29탄. 비엔나 : 달마가 유럽으로 간 이유
30탄. 할슈타트 : 나는 자연인이다.
31탄. 짤즈부르크를 향하며 모짜르트에게 편지를 쓰다.
32탄. 뮌헨 – 맥주가 박물관보다 좋은 한가지 이유.
33탄. 베네치아 : 불쌍한 비둘기에게 먹이를 주지 말라.
34탄. 베네치아와 피렌체사이. 민박과 호스텔 사이
35탄. 피렌체 : 영화와 현실 사이
36탄. 나폴리 : 미스터 피자왕
37탄. 나폴리 -일탈의 여행. 그리고 일탈 중의 또 다른 일탈.
38탄. 친꿰떼레 : 당신도 리딸리아노가 될 수 있다!!!
39탄. 아비뇽 : 대세는 노숙
40탄. 아흘 : 해님과 바람과 고흐
41탄. 바르셀로나 : 찰나의 바르셀로나
42탄. 바르셀로나 : 바르셀로나의 연인
43탄. 바르셀로나 번외 – 유럽 속의 나홀로
44탄. 세비야 : 안달루시아는 눈부신 선물입니다. 1/2
45탄. 세비야 : 안달루시아는 눈부신 선물입니다. 2/2
46탄. 그라나다 : 오빠는 이해가 안 가는 사람이야 정말..
47탄. 꼬르도바 : 칼로 물 베기
48탄. 꼬르도바 : 타임 투 킬 댓 마더 퍼킹 바스타즈
49탄. 마드리드 : 아버지처럼 살지 않겠어요.
50탄. 마드리드 : 키보드로 내가 그린 게르니카
51탄. 세고비아 : 아버지는 말하셨지 목욕을 즐겨라.
52탄. 로마 : 로마는 하루 아침에 가면 안된다.
53탄. 로마 : 카이사르의 키가 10cm만 작았어도…
54탄. 바티칸 : 교황님의 로망도 9회말 역전 만루 홈런
최종탄. 로마 : 최후의 만찬. 에필로그.
<출판사 서평>
죽마고우에게 재미나 여행 이야기를 듣는 기분. 그것도 멋진 사진들과 함께.
남녀를 막론하고 술자리에서 친구의 여행이야기에 푹 빠져 다른 이야기는 잠시 접어둔 기억은 한번쯤 있을 것이다. 조금은 막연하게나마 나도 여행을 가봤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혼자 가려니 엄두도 안 나고, 당장 지갑이 가벼운 판에 여행이란 건 꿈꾸기도 힘들다. 답답한 현실을 마주하려니 친구 녀석이 부럽고, 차라리 이렇게 부러워만 할 바에야 좀 더 친구가 재밌고 생동감 있게 이야기를 전해주었으면 좋겠다. 어쩌면 이 여행기는 그러한 심리를 매우 잘 파고들어 보는 이로 하여금 굉장한 리얼리티와 유머러스한 재미까지 얹어 준다. 사소한 이야기부터 직접 봐야만 느껴지는 생동감들이 풍성하고 감각적인 사진들과 함께 엮어지는 데, 지루하지 않고 더, 더!를 외치게 된다. 그저 정보성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솔직담백하게 그려낸 하루하루의 귀중한 시간들을 작가가 놓치지 않으려 애쓰고 그것들을 지나치지 않게 유머로 풀어내는 실력이 보통이 아니다. 영국부터 시작되는 이야기는 전체 구조상 ‘악전고투’라는 말을 연상시킬 만큼 작가의 고생담도 수없이 포함되는데, 그 마저도 킥킥거리며 듣는 친구의 일 마냥 웃기고 즐겁다. 괜스레 유럽의 로맨틱한 풍광만을 가리키며 ‘이거 봐, 끝내주지?’ 라고 생떼를 쓰는 것이 아니라, 가봤자 별거 없다며 손사래를 치면서도 은근슬쩍 이야기를 흘리고, 사진을 슬며시 보여주는 것이 짓궂지만 재치있다. 제목부터 삐딱한 느낌이 풍기는 글. 그러나 정작 그 안에는 정말 친한 친구 사이가 아니라면 주고받을 수 없는 솔직함이 있다. 가면을 쓰고 인사를 주고받으며 일부러 웃고 있는 게 아니라, 해학적으로 자신의 고통마저 우스개처럼 흘려버리는 여유 있고 넉살 좋은 이야기꾼. 작가는 조금 뚱한 표정으로 시크하게 말한다.
“유럽? 별거 없어!! 별거 없긴 한데, 이런 게 있긴 하더라?”
<책속에서>
벽돌과 나무로 쌓아 올린 이층집들이 줄줄이 늘어선 지하철 창밖의 풍경도 너무나 이지적이다. 유럽풍이다. 아 맞다. 여기 유럽이었구나. 그렇지 않아도 시차 때문에 정신이 몽롱한데 눈에 보이는 것들이라고는 온통 영화에서난 보던 장면들뿐이니 이건 마치 꿈을 꾸고 있는 것 같다. ‘꿈이면 안 되는데. 꿈이면 안 되는 데.’ 하는 꿈같기만 한 걱정으로 머릿속이 가득한 와중에, 런던 교통의 핵 빅토리아 스테이션에 다다른다.
사진으로만 숱하게 봐왔던 타워브리지가 책에 나온 모습 그대로 서 있다. 비로서야 내가 유럽에서도 런던이라는 도시에 와 있구나 하는 실감이 나기 시작한다. 내 손은 기계적으로 카메라를 작동시키고 있었다. 전원스위치 on, 렌즈캡 제거. 감도, 조리개확인, 초점조절. 구도 조절, 샷.
빠리에 온 첫날이고, 개선문에서 내려왔을 때 해가 다 졌다면 당연히 에펠탑으로 가야 한다. 유럽을 대표하는 것이 또 이 에펠탑의 야경이지만, 이런식의 달력 사진은 식상하다. 역시 오래 전부터 생각 해 온 대로, 에펠탑 깊숙한 곳으로 똥침을 넣어준다.
고흐는 단순히 작품을 위해 정열을 쏟아 붓네 혼을 바치네 하는 수준이 아니라, 숫제 자신의 피와 살점을 떼다 캔버스에 옮겼다. 무섭다. 정말 무서운 사람이다. 고흐의 그림에는 여전히 정이 가지 않지만, 앞으로 이 사람을 존경하지 않을래야 않을 수가 없겠다. 예술에 미쳐도 단단히 미친 화가가 목숨과 맞바꾼 그림들을, 나는 오르셰에서 보고 있었다.
희한한 도시다. 집들이 주르륵 늘어서 있고 인도로 사람들이 다니는 것 까지는, 베네치아는 여느 도시들과 다른 점이 없다. 하지만, 도로에 있어야 할 차가 없다. 심지어는, 도로도 없다. 도로가 있어야 할만한 곳으로는 아스팔트 대신 물이 흐르고, 차 대신 작은 배들이 둥둥 떠 다니며 사람들을 실어다 나르고 있다. 물론 베네치아가 물 위에 떠 있는 도시라는 것쯤은 아주 잘 알고 있었지만, 뻔히 아는 일이라도 이렇게 두 눈으로 직접 보면서 느끼는 감흥은 전혀 새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