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소설가의 글쓰기
위대한 대문호의 마음속으로 떠나는 여행
기본정보
지은이 리차드 코헨 | 옮긴이 최주언 | 펴낸곳 처음북스
정가 16,000원 | 분량 308페이지 | 판형 신국판
출간일 2016년 11월 22일
ISBN 979-11-7022-053-4 03800
분류: 문학일반, 인문
책 소개
이 책은 글쓰기를 알려주지 않는다. 제목에 뻔히 ‘글쓰기’라고 해놓고 글쓰기를 알려주지 않는다니, 황당하게 생각하는 분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대문호의 이야기를 들어봐도, 그들의 전기를 읽어봐도, “나는 ~(상징적인 것이 아니라 실제 사람)에게 글쓰기를 배웠다”라고 말하는 것을 본 적은 없을 것이다. 그래서 한 권의 책으로 글쓰기를 알려줄 수는 없다.
하지만 위대한 소설가가 소설의 첫 문장을 시작하려고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 캐릭터를 만들려고 누구를 관찰했는지, 글의 시점을 왜 그렇게 설정했는지를 알고 나면 ‘자신만의’ 글쓰기 방법을 조금은 터득할 수 있을 것이다.
소설가의 글쓰기를 배울 수 있나?
아일랜드의 극작가 브렌든 비언은 한 대학으로부터 글쓰기 강의를 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브렌든 비언은 평소에도 술을 많이 마시기로 유명한 사람이었는데, 강의 시간이 다 되가는데도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다가 45분쯤 지난 후에 강단에 비틀거리며 나타난 비언은 학생들을 향해 이야기했다.
“자, 작가가 되고 싶은 사람 손.”
몇 명의 학생이 손을 들었다.
비언은 학생들을 쳐다보더니 한마디 했다. “그러면 집에 가서 O나게 글이나 쓰셔들.” 그 한마디를 남기고 비언은 강의실을 빠져 나갔다.
한 번의 강의, 한 권의 책이 글쓰기를 모두 알려줄 수는 없다. 글은 다독, 다작, 다상량이라 했다. 많이 읽고, 많이 쓰고, 많이 생각하란 뜻이다. 위대한 문호들도 이와 똑 같은 과정을 거쳤을 것이다. 많이 읽고, 많이 쓰고……. 그런데 무슨 생각을 했을까?
이 책 『위대한 소설가의 글쓰기』의 핵심은 바로 그것이다. 위대한 문호들이 글을 시작하면서 어떤 생각을 했을까? 요즘 할리우드 영화는 5분 이내에 관객을 사로잡으려고 시작부터 충격적인 장면을 넣는다. 소설가도 독자를 사로잡으려고 시작부터 굉장한 문장을 쓰려고 노력했을까?
어떤 작가는 독자를 사로잡으려 하고, 누군가는 초대하려 하고, 또는 구슬리려 했다.
한 작가(로버트 벤츨리)는 타자기 앞에서 한참을 고민하다가 드디어 첫 문장을 쓰기 시작했다.
그가 쓴 문장은, “관두자”.
그러고 그는 파티장으로 사라졌다.
소설가들의 생각을 알면 우리도 글쓰기의 세계에 발을 담글 수 있다.
섹스, 표절 그리고 소설
이 책은 또한 그동안 쉽게 접근하지 못하던 문제를 다룬다는 점이 재미있다.
대표적인 것이 섹스와 표절이다.
『롤리타』로 유명한 블라디미르 나보코프는 지인에게 이렇게 말했다.
“오후 글쓰기 시작에 의섹신을 다 마쳐서 웃음이 납니다.”
지인은 물어봤다. “의섹신이 뭔가?”
나보코프가 대답했다. “의무적으로 쓰는 섹스신.”
과연 작가는 독자의 성적 판타지를 대리 만족시켜주려고 내키지도 않는 성애 장면을 소설에 넣는 것일까?
성에 대한 이야기가 금지된 문화에서도 각종 비유와 은유를 써가면서 성을 연상시키는 장면을 굳지 소설에 넣는 이유는 무엇일까? 『채털리 부인의 연인』을 쓴 D.H. 로렌스는 “섹스는 남녀관계에서 전부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아마도 그래서 그는 그런 작품을 남겼을 것이다.
표절에 대해서도 여러 작가의 재미있는 시선이 담겨 있다.
표절을 대부분의 작가는 싫어한다. 소설가는 아니지만 말콤 글래드웰은 자신의 기사를 한 연극 대본이 표절했다는 이야기를 듣고도 생각한다. ‘만약 나의 글을 다른 사람이 가져가서 부가가치를 만들었다면 그것은 의미 있는 일이 아닐까?’ 누군가에게 표절을 또 다른 문제인 것이다.
이 책은 이렇듯 글쓰기에 대한 일반적인 이야기(문장, 캐릭터, 대사 등)부터 일반적이지 않은 이야기(섹스, 표절, 리듬 등)까지를 다루며, 그것을 실제 위대한 소설가의 목소리로 들려주기에 작가 지망생은 물론 그들을 사랑하는 독자까지 흡족하게 한다.
차례
서문
Chapter1 사로잡고, 초대하고, 구슬리기 : 첫 부분
Chapter2 원형의 폐허 : 캐릭터 창조
Chapter3 훔쳐온 말 : 표절의 세 가지 형식
Chapter4 이것의 기법 : 시점
Chapter5 너를 말하다 : 대화의 기술
Chapter6 비밀문 : 아이러니의 힘
Chapter7 이야기로 사로잡는 픽션
Chapter8 마음속 파도 : 산문의 리듬
Chapter9 ‘딱 조로처럼만’ : 섹스를 글로 쓰기
Chapter10 보고 또 보고(1)
Chapter11 보고 또 보고(2)
Chapter12 엔딩의 감
감사의 말
저자소개
지은이 리차드 코헨 | Richard Cohen
허친슨(Hutchinson)과 호더앤스타우턴(Hodder & Stoughton)에서 책임 편집자로 근무했고 리차드코헨북스를 설립했다. 그가 편집한 서적 다수가 퓰리처상, 부커상을 수상했고 20종 이상의 서적이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독특하게도 영국에서 다섯 번 펜싱 챔피언이 되었고, 1972년, 1976년, 1980년, 1984년 올림픽 팀에 선발되기도 했다. 리차드 코헨은 『태양을 쫓으며(Chasing the Sun)』, 『검으로(By the Sword)』 그리고 『위대한 소설가의 글쓰기(How To Write Like Tolstoy)』의 저자다. <뉴욕타임스> <가디언> <옵저버> <데일리텔레그래프> <뉴욕타임즈 북리뷰>에 글을 기고하고, BBC 라디오에 텔레비전에 출연했다.
현재는 교육에 힘쓰며 뉴욕에 거주하고 있다.
옮긴이 최주언
최주언은 성균관대학교 프랑스어문학과, 국제통상학과 수료. 바른번역아카데미 출판번역과정을 이수하며 번역의 길에 들어서게 됐다. 원문을 읽었을 때 느낌을 그대로 살리는 번역으로 외국 저자와 독자의 훌륭한 매개체가 되는 것이 목표이자 번역상이다. 역서로는 『난 멀쩡해, 도움 따윈 필요 없어』, 『카밀라』, 『어른들만 몰래 읽는 크리스마스 이야기』, 『모델 밀리어네어』(공동번역) 『존중하는 습관』, 『나는 아이를 낳지 않기로 했다』 등이 있다.
책 속에서
그는 삼인칭 화자를 사용했지만 화자가 모든 것을 알 수 있을지에는 의심의 여지를 두었다. 완전한 전지적 작가를 썼더라면, 소설 내내 따라다니는 불확실성과 영원한 악몽 같은 특징이 사라졌을 것이고 독자가 라스콜니코프의 동기를 훤히 들여다볼 수 있었을 것이다. 그렇지 않았기에 도스토예프스키는 완벽한 거리감과 완벽한 시점을 성취한 것이다.
3번 플롯은 ‘임무’다. 머나먼 곳에 어떤 노력도 아깝지 않을 값진 목표물이 있다. 이를 알게 된 순간부터 주인공은 길고도 험한 여정을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에 여념이 없고, 목표물이 마침내 확보되어야만 (부분적으로라도) 이야기가 끝난다. 여기에는 <반지의 제왕>, <오디세이>, <보물섬>, <솔로몬 왕의 금광>, <코끼리왕 바바의 크리스마스Babar and Father Christmas>, <80일간의 세계일주>, <모비딕>이 해당한다.
그렇다면 작가는 섹스 장면에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섹스는 우리의 오감이 전부 관여되기 때문에 아무리 작은 단서라도 무시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세부적인 묘사나 정교한 형상화는 피하는 게 상책이다. 2012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모옌은 한 소설에서 여자의 가슴을 ‘잘 익은 망고’에 비유한다. <브라질>(1994)에서 존 업다이크는 음경을 참마에 빗댄다. 둘 다 당혹스럽기 짝이 없는 직유다.
추천사
“이 책은 대단히 풍자적이며 비평적이다. 독자와 저자 양쪽 모두에게 해당되는 말이다. 이 책에는 설득력 있는 예제와 도발적인 서술이 가득하다. 이 책을 읽는 사람은 각 장마다 동의하거나 언쟁을 하고 싶을 것이다. 그러나 결국 더 영리한 작가가 되거나 독자가 된다.”
-힐러리 맨틀(맨부커상을 2회 수상한 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