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제주도로 퇴근한다

고단한 하루 일을 마치고
푸름이 가득한 제주도로 퇴근하면
어떤 기분일 것 같아요?

부장 교사에서 교감 그리고 교장까지 탄탄대로가 보장되어 있던 서울의 교직 생활을 뒤로한 채 제주도 이주를 선택한 괴짜 선생님의 이야기다. ‘성공보다는 행복’이라는 쉽지 않은 결정을 내린 그는 그가 사랑한 제주도에 정착하기로 했다. 편의시설이 바로 없는 불편함, 무시무시한 초강력 태풍, 섬이라 배송이 어려운 것이 수두룩한 인터넷 쇼핑 등. 육지 생활에 편리함을 포기했지만, 대신 제주의 아름다운 풍경과 여유로운 삶을 얻었다. 그는 제주도에 내려와 웃음이 많아졌다고 말한다. 아내와의 대화 시간이 늘어나고 아이들과 자전거를 타며 섬의 이곳저곳으로 캠핑을 하러 다니는 생활에 만족하고 있다. 서울에 있었다면 꿈도 꾸지 못할 일이다. 그는 오늘도 아침에 한라산을 보며 출근해 아이들을 가르치고, 제주도의 해안도로를 달리며 퇴근한다.

책 속으로

나는 금요일 퇴근하는 차 안에서 항상 노래를 부르며 집에 온다. 제주도는 주말이 되면 거리에 있는 자동차부터 달라진다. ‘하, 호, 허’ 번호판이 즐비하고, 한산하던 도로가 막히기 시작한다. 어딜 가도 사람이 많다. 제주도에 산 지 그리 오래되지 않아서인지 나는 주말만 되면 관광객 모드로 바뀌어 버린다. 주말 퇴근길이 여행길이고, 심지어 내가 지금 몰고 있는 차도 렌터카다. 이러니 주말이 얼마나 환상적이겠는가? 주말마다 제주도를 여행하는 기분으로 살고 있으니 말이다. — p.51

서울에서의 나는 항상 조급했다. 분명 빨리 가고 있었는데 남들이 나를 앞서가는 것만 같아 불안했다. 제주도에서의 나는 느긋하다. 남들이 나보다 분명 앞서가고 있지만 상관하지 않으려 한다. 나는 내 속도대로 걷고 싶다. 천천히 걸으며 좋은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하고, 함께 여행하고, 웃으며 공감하고 싶다.
잘 뻗은 고속도로만을 달리면 하늘이 푸른지, 꽃이 피었는지, 나무는 무슨 색인지 알지 못한다. 천천히 돌아가는 해안도로를 달리면 매일 변하는 바다색과 하늘을 온전히 느낄 수 있다. 난 오늘도 해안도로를 달린다. — p.64

친구들이 제주도에 놀러 와 내 바람대로 전원주택에 살며 진돗개를 키우는 나를 보며 “정말 하고 싶은 것 다 하고 사네. 부럽다.”라는 말을 할 때가 있다. 그때마다 “부러우면 너도 내려오던지.”라고 말하지만, 반려동물을 키운다는 것은 동물이 인간에게 커다란 기쁨과 사랑, 위안을 주는 만큼 인간도 동물에게 사랑과 책임으로 대해야 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음을, 그래서 어려운 일임을 점점 더 느끼며 배우고 있다. 지금도 우리 집 진돗개 ‘제주’는 잔디 마당에서 늠름하게 집을 지키고 있다. 우리는 지금 강아지 ‘제주’와 제주도에 살고 있다. — p.127

제주도는 귤이 흔하다. 일손이 부족해 수확하지 못해 버려지는 귤도 많고, 겨울철이면 관공서나 상점에서 공짜로 귤을 가져갈 수 있도록 박스채 가져다 놓는다. 재미있는 것은 귤을 양쪽 주머니 가득 챙겨오는 사람은 우리 가족밖에 없다는 것이다.
겨울철이면 나는 매일 아침 강아지 ‘제주’를 산책시키며 동네에 있는 주인 없는 감귤밭에서 한 주머니 가득 귤을 따온다. 나만 그 감귤밭에 관심이 있지 동네 사람 누구도 관심이 없다. 결국, 겨울이 지나 봄이 오면 떨어진 귤들이 썩어 간다. 내 눈에는 진짜 아까운데 제주도에는 그러한 귤밭들이 흔하다. 내가 애용하는 ‘당근마켓’에 보면 가끔 이런 문구가 올라오기도 한다.
‘귤 무료로 따 가세요. 채팅 주시면 주소 알려드립니다.’ — p.127

목차

PROLOGUE _ 나는 제주도로 퇴근한다

Part 1 : 서울 초등 교사, 제주 초등 교사가 되다

유리 멘탈, 서울 선생님
제주, 그 몹쓸 병
여름비가 매섭게 내리던 날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노는 아이들
제주 병이 아토피를 고쳤습니다
우도 책방, 밤수지맨드라미
주중은 죽음, 주말은 환상!
미션, 제주도에서 집 구하기
애월해안도로를 달리다
제주도에는 쌍무지개가 뜬다
사실, 몸 테크 중입니다
제주도 초등학교 이야기 1
제주도 초등학교 이야기 2

Part 2 : 소소해서 특별한, 제주 일상

충청도 남자와 서울 여자의 제주살이
아시나요? 백수는 과로사한다는 사실
제주도에서 직장인으로 살아남기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
혹시, 제주 부심을 아세요?
텃세와 편견 그리고 괸당 문화
제주도에 살며 제주도를 그리워하다
프로 손절러가 된 이유
아내, 읍 체육 대회 대표가 되다
제주도에서 진돗개 키우기
제주도에서 만난 이웃사촌
자전거포 아저씨와 신 반장
시고르자브종의 유혹
제주도 고기 맛에 빠지다
맥주, 너란 놈
매일매일 금주 선언
제주 도민의 쇼핑법
우리 서울로 놀러가자
거친 바람과 상상 초월 습도 그리고 비
조심하세요, 제주도는 ‘녹’이 많아요!
그 이름도 무서운 너, 태풍

Part 3 : 제주도 이주민의 제주 활용법

캠핑의 천국 제주도
카니발 타고 제주 차박 여행
제주도의 맛, 한치와 방어
가을 억새의 향연, 산굼부리
귤 무료로 따 가세요!
이 귤은 공짜가 아닌가요?
성산이 그립다
제주 도민은 호텔을 좋아한다
표선해수욕장의 추억
마음이 복잡하면 카페에 간다
오름 예찬
힐링이 필요하면? 사려니숲
섬 속의 섬 우도

EPILOGUE _ 평범하지 않아 특별하다

저자

신재현
서울에서 초등학교 교사로 일했다. 독서와 글쓰기를 좋아해 대학원에서 문예창작을 전공하였다. 신춘문예를 통하여 동화 작가로 등단하였다. 부장 교사로 근무하며 열심히 살았지만, 치열한 경쟁의 환경에 회의를 느껴 제주도 이주를 결심하였다.
마흔이 넘은 나이에 제주도 임용 고시에 도전하여 합격하였다. 바다가 보이는 애월에 살며 제주도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그리고 브런치 작가로 활동하며 제주도 이야기를 많은 사람에게 들려주고 있다. 지금 매우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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