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도서 소개
쓰레기는 버리면 그만이지만,
버릴 곳이 없는 마음은 어떻게 하나요?
‘제10회 교보문고 스토리 공모전 단편 우수상’
김단한 작가의 두 번째 에세이!
마음에도 유통기한이 있다. 사랑이든 미움이든 사람과의 관계든 그것이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무엇이든 유통기한이 있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것을 모른 채 살아가고 있다. 어느 날 갑자기 삶의 한 귀퉁이에서 숨이 가빠올 정도로 힘듦과 부침을 느꼈다면, 그 이유는 유통기한이 지나 제때 버리지 못한 마음이 한순간에 무너졌기 때문이다. 아프거나, 슬프거나, 애처로운 마음도 쓰레기처럼 간단하게 버릴 수 있다면 좋을 텐데. 왜 사람의 마음은 이토록 버리기 어려운 것일까?
『다 쓴 마음은 어디다 버려요?』는 마음에 다양한 감정이 산처럼 쌓여 있거나, 복잡한 생각에서 잠시 벗어나고 싶은 사람을 위한 도서이다. 저자는 버리지 못한 마음을, 풀지 못한 마음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길에 떨어진 쓰레기를 보고, 줍기도, 그것들을 올바르게 버리기도 하는 행위를 하면서 깨닫게 된다. 다만 그것들로부터 명확히 벗어나는 방법은 말하지 않는다. 저자는 ‘나는 아직까지 마음에 쌓인 쓰레기를 소거하는 방법을 모른다. 하지만, 살아가고 있고, 살아내고 있다.’라고 전하며 마음은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님을 그것이 살아가는 것의 일부임을 이야기한다.
■ 목차
프롤로그_ 다 쓴 마음은 어디로 가는 걸까요?
Part 1. 비우고 버리기
우리는 모두 쓰레기다
깃털처럼 붕 뜬 채로 산 적이 있었다
4번 출구 아래 편의점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나?
오만 원짜리 창문
사람들은 의외로 나에게 진짜 관심이 없다
나는 자다가 소리를 지른 적이 있다
나를 감싸던 막이 깨져 버린 기분
무엇도 채울 수 없는 허함에 대하여
우울의 어느 날
지나간 것은 지나간 그대로
밥 먹을 때마다 울던 아이
Part 2. 비우고 버려도 남아 있는
어떤 것은 가장 밑바닥에 있다
‘콜라’만 보면 자꾸 네가 떠오른다
잘못 온 문자에 눈물이 났다
다음 생에는 사람으로 태어나라
언니는 그 시절 장미 담배를 피웠지요
나에게 칼싸움을 가르쳐 주었던 언니에게
마침표 없는 작별 인사
종일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떠들고 싶은 날
무엇을 싣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마음에 맴도는 어떤 멜로디
우울은 가끔 나의 좋은 친구가 되어 준다
Part 3. 차마 버리지 못한
인생의 스파크를 기다리는 사람들
내 주변을 자꾸 맴도는 꿈이 있다
차이고 밟히더라도 끝내
정신과 상담은 시시했다
넣어 둔 위로를 꺼내 보는 일
문장에 밑줄을 긋는다는 것
가끔 잘 지내고 자주 못 지내며
우리 끝까지 살아남자
사람은 언제든 쓰레기가 될 수 있음을 알 것
세상이 빠르게 변할지라도
열등감을 나의 동력으로 삼아
Part 4. 비움 그리고 채움
나도 내가 지금쯤이면 뭐라도 되어 있을 줄 알았지
인생을 소꿉장난처럼
매일을 생일처럼
내 안의 잉크가 모두 닳은 느낌
다만 꿋꿋하게 걸으며 내 길을 찾을 뿐
추모관에는 생화를 들고 갈 수 없다
나는 나의 자랑이 되고 싶었다
자투리 인생
더럽혀진 마음
비를 맞지 않아야 할 이유는 없다
나도 나를 모르는데 넌들 나를 알겠느냐
에필로그_ 마음에도 유통기한이 있습니다
■ 책 속으로
걷기 힘든데도 걸어야 할 때는 바닥에 널린 쓰레기를 목표로 두고 걸었다. 다행스럽게도 길거리에 널린 쓰레기는 많았고, 나는 감사하게도 계속 걸음을 옮길 수 있었다. 걸으면서 참으로 많은 생각이 스쳐 갔다. 우선, 일상생활에서 쓰레기라는 단어를 언제 쓰는지에 대해 생각해 봤다. 생소한 공간에 갔을 때, 버려야 할 것이 있는데 도무지 쓰레기통이 보이지 않을 때, 나는 ‘쓰레기통은 어디에 있어요?’라고 묻는다. 나를 두고 뻔뻔하게 바람을 피워 연인과의 신뢰를 저버린 작자를 앞에 두고 ‘이 쓰레기야!’라고 한다. 운동하지 않고, 제때 할 일을 하지 않아 게으름이 뚝뚝 떨어지는 나를 보며 ‘나는 정말 쓰레기야.’라고 푸념한다. 쓰레기는 쓰레기 그 자체가 되기도 하고 어떤 사람을 지칭하기도 한다.
– p.15 우리는 모두 쓰레기다
상상. 그러니까 가끔은 정말 이런 상상에 기대어 살아야 할 때가 있다. 딛고 있는 현실이 너무 각박하고, 답답하고, 막막하고, 씁쓸해서 조금이라도 잿빛을 벗어난 알록달록한 상상으로 내달리고 싶을 때가 있는 것이다. 현실은 너무 현실적이니까, 정신을 놓기 직전에는 정말이지 이렇게라도 도무지 말이 안 되는 어떤 것에 기대야만 겨우, 정신을 차릴 수 있다. 문득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어지면, 세상 사람들 아무도 모르는 비밀을 하나쯤 품고 지내는 것은 그리 나쁘지 않다.
– p.26 깃철처럼 붕 뜬 채로 산 적이 있었다
벽지에 곰팡이가 올라오기 시작했을 때부터 나는 조금씩 지쳤다. 순전히 내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조용히 숨을 죽이며 지내는 순간이 잦았다. 고시원을 나서 서울에 온 이유를 실현하기 위한 발버둥을 칠 때면 더없이 외롭고 고달팠다. 곰팡이가 맞아 주는 고시원이야말로 나의 진정한 안식처였다. 나가기만 하면 하나씩 얻어 오는 상처를 가만히 누운 채 꾸역꾸역 삼키던 하루하루. 사람을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이 세상의 사람들은 너무나 가지각색이라 내가 좋아할 수 있는 조건을 가진 사람이 나와 만날 확률은 매우 적다는 것을 서울에서 깨달았다. 제일 친했던 친구가 제일 싫은 친구가 될 수 있고, 제일 싫어했던 친구가 나의 은인이 될 수 있는 이상한 도시. 나는 그곳에서 너덜너덜해졌다.
– p.47 오만 원짜리 창문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시간이 아무리 지나도 이해할 수 없는 것으로 남는다. 나는 시간을 신뢰하지만, 시간이 뭐든 다 해결해 줄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도 잘 알고 있다. 되도록 많은 것을 이해하며 살고 싶었다. 최대한 열심히. 이해가 안 될 때는 이해하려는 노력을 억지로라도 하면서 살고 싶었다.
그런데, 그게 참 어렵다. 세상에는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들이 너무나 많다. 자꾸 그런 부분에 푹푹 빠진다. 나는 왜 자꾸 이런 구덩이만 골라서 푹푹 발을 빠뜨릴까? 왜 보고도 피하지 못하는지, 왜 알면서 넘어지는지는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이해하기가 어렵다. 살아가면서 이해하지 못하는 것보다 이해할 수 있는 것들이 더 많아질 거라고 생각했는데, 영 아니다. 그 반대다. 오늘도 이해할 수 없는 것이 몇 가지 더 늘었다.
– p.223 사람은 언제든 쓰레기가 될 수 있음을 알 것
■ 저자 소개
김단한
나의 마음에 자리한 ‘사랑’을 어떤 방식으로 표현해야 할지 늘 고민했지만, 이미 쓰는 것으로 하여금 나름의 표현을 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복잡한 마음을 아주 짧은 단 한 문장으로 쓰는 것을 좋아한다. 쓰는 글 중에 사람과 사랑이 등장하지 않는 글이 없다. 사람과 사랑이 지겹다 말하면서도 이 두 가지에서 꽤 많은 이야기를 얻고 있다. 독립출판으로 <나는 오늘도 부지런히 너를 앓고>, <연못 산책>, <구시대적 사랑>을 출간하였고, 2022년에는 에세이 <나이롱 시한부>를 출간했다. 수상 내역으로는 제10회 교보문고 스토리공모전에서 <울다>로 단편 우수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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