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행성 · 4화

노웨어

최고 회의에서 폴 제사장은 신탁의 경고를 앞세워 모든 안건을 뜻대로 통과시킨다. 같은 날 로사는 여행 허가판을 고쳐 몰래 트램에 오르고, 어두운 화물칸에서 수염 기른 낯선 남자와 마주친다.

46컷 · 원작 1권 5장 · 8장

자막: 제1거주구, 시온탑 1층 육면의 방. 자막: 최고 회의가 열리는 곳.자막: 태양과 일곱 행성. 도온, 레온과 미온, 시온, 라온, 솔온, 파온. 예레미: “폴 제사장님, 일찍 와 계셨군요.” 폴: “이 방에 홀로 있으면 신의 뜻을 더 잘 알게 됩니다.”자막: 최고 회의. 열두 사제가 시온을 다스린다. 폴: “수잔 사제님, 이 방은 처음이죠? 편안히 마음먹기 바랍니다.” 수잔: “감사합니다. 생각보다 훨씬 아름답네요.”찰리: “건국절이라 효모와 전력 수요가 크게 늘었습니다. 파워셀 할당을 20%씩 늘려야…” 폴: “추가 공급은 없습니다.” 모니카: “추가 요청은 사용 계획을 받아 검토하겠습니다. 시온은 지금 중대한 국면입니다.”존: “중대한 국면은 늘 있었잖아요? 유성우, 외인의 도둑질, 파워셀 고갈…” 존: “지금이 특별한 이유라도 있나요?” 폴: “어젯밤, 신탁의 경고가 내려왔습니다.”폴: “또다시 재앙의 시기가 닥쳐오리니, 시온의 자녀들은 모두 환난에 대비하라.” 자막: 신탁의 경고 뒤에는 늘 나쁜 일이 생겼다.자막: 신탁의 방에는 제사장만 들어갈 수 있다. 수잔: “정확히 그런 내용이었나요? 제사장님 말고 신탁을 확인한 분이 있나요?” 폴: “신탁은 신의 언어인 숫자와 그래프로 내려옵니다. 모니카 부제사장도 동의했습니다.”자막: 건국절 효모 분배, 외인에 대비한 보안대 증원… 안건은 모두 폴의 뜻대로 통과되었다. 수잔: “오늘도 제사장님 뜻대로 됐네요. 사제들 대부분이 제사장님의 꼭두각시니까요.” 폴: “허허, 내가 독재자라도 된다는 뜻인가요?”수잔: “오늘은 제 목소리 하나뿐이었지만, 언젠가 온 주민의 목소리가 될 수도 있어요.” 폴(속마음): ‘곧 알게 될 거요. 두려움이 무엇인지.’폴: “이번 합동결혼식은 모두 제1거주구에서 치르세요. 신랑 신부는 건국절 전날까지 이곳에 모이도록.” 마리: “거주구마다 준비를 해 왔을 텐데요…” 폴: “앞으로 모든 결혼은 내가 직접 축복할 것입니다.” 마리: “알겠습니다. 그럼 자유의 광장에서 올려야겠네요.”자막: 북부 발전소 보고 — 벤 사제 일행, 귀환 예정일을 사흘 넘기고도 연락 없음. 폴(속마음): ‘어디로 갔는지도 모른다니. 멍청이 아니면 아부꾼들뿐이군.’ 모니카: “다음 신탁은 저도 함께 해석하고 싶습니다.” 폴: “물론이지요. 다음 신탁은 건국절입니다.”자막: 건국절에 예정된 신탁은 없었다. 자막: 그날은 많은 일이 일어날 예정이었다. 자막: 건국절 이틀 전, 제7거주구 트램 역. 로사(속마음): ‘지운 자국이 보이면 어쩌지…’자막: 학교 사무실에서 몰래 가져온 옛 허가판. 이름과 날짜를 지우고 다시 썼다. 자막: 며칠 전. 로사: “건국절 전에 고향에 잠깐만 다녀오면 안 될까요?” 마리: “절대 안 된다.”로사(속마음): ‘부모님을 만나 확인해야 해. 그 사람이 정말 내 외삼촌인지.’ 로사(속마음): ‘하룻밤만 자고 내일 아침에 돌아오면 돼.’ 자막: 출발 시각이 한참 지났는데도 트램은 움직이지 않았다.로사(작게): “마리 사제님…!” 효과음: 덜컥.효과음: 확! 제임스(작게): “쉿!”효과음: 철컥 철컥. 자막: 트램이 출발한 것은 그로부터도 한참 뒤였다. 제임스: “넌 누구지? 그들이 왜 너를 쫓아온 거야?” 자막: 시온에서 수염을 기르는 젊은이는 없었다.로사: “당신은 누구예요? 왜 여기 숨어 있죠?” 제임스: “난 할 일을 하고 있지.” 로사: “왜 안 열려요? 나가고 싶어요.” 제임스: “트램이 달리는 동안 그 문은 안 열려. 그리고 화물칸에 탄 이상, 넌 나랑 같이 가야 해.”로사: “내 외삼촌이 폴 제사장님이에요. 나한테 무슨 일이 생기면 큰 대가를 치를 거예요.” 제임스: “그런가? 난 이미 큰 대가를 치렀어.” 로사(속마음): ‘종착역 제13거주구에 도착하면 사람이 많을 거야. 그때 도망치자.’효과음: 끼기긱. 자막: 남자는 바닥 덮개 아래에서 무언가를 했다. 자막: 해가 지고, 화물칸만 남았다.효과음: 끼이이… 효과음: 덜컹.로사(속마음): ‘외인…! 더럽고 미개하다더니, 거주구 사람들보다 멋지잖아.’ 릴리: “쟤는 뭐야?” 제임스: “뜻밖의 선물이지. 오늘 우리랑 같이 갈 거야.”젊은 외인: “귀여운걸. 거주구에서 사귄 여자예요?” 대머리: “제임스, 집에서도 네 여자들끼리 전쟁 날 판이야.” 제임스: “사제와 보안대원들이 쫓고 있었어요. 폴 제사장의 조카라는군요. 일단 이멜다에게 데려가죠.” 대머리: “파워셀은 이게 다야? 예전보다 훨씬 적군. 우리가 올 걸 알았나?”로사: “난 아무것도 몰라요. 보내 주면 아무 말도 안 할게요.” 대머리: “흥, 과연 그럴까?”자막: 바위틈 안쪽은 미로 같은 굴이었다. 그리고 철로가 있었다. 효과음: 끼익 끼익. 로사: “우리가 어디로 가는 거예요?”릴리: “노웨어.” 자막: 다음 화에 계속.
착륙선 조종석에서 화면을 가리키는 댄과 그 옆에서 웃는 메이

다음 화

5화

이드

댄은 마침내 메이의 우주선을 타고 하늘을 난다. 제9관측소에서 메이는 자신이 찾는 행성 ‘이드’를 털어놓는다. 같은 밤, 시온탑의 폴 제사장은 무서운 결심을 한다.

48컷 · 원작 1권 9장 · 10장 · 11장
대사 텍스트로 보기

자막 제1거주구, 시온탑 1층 육면의 방

자막 최고 회의가 열리는 곳

자막 태양과 일곱 행성. 도온, 레온과 미온, 시온, 라온, 솔온, 파온

예레미 폴 제사장님, 일찍 와 계셨군요.

폴 이 방에 홀로 있으면 신의 뜻을 더 잘 알게 됩니다.

자막 최고 회의. 열두 사제가 시온을 다스린다

폴 수잔 사제님, 이 방은 처음이죠? 편안히 마음먹기 바랍니다.

수잔 감사합니다. 생각보다 훨씬 아름답네요.

찰리 건국절이라 효모와 전력 수요가 크게 늘었습니다. 파워셀 할당을 20%씩 늘려야…

폴 추가 공급은 없습니다.

모니카 추가 요청은 사용 계획을 받아 검토하겠습니다. 시온은 지금 중대한 국면입니다.

존 중대한 국면은 늘 있었잖아요? 유성우, 외인의 도둑질, 파워셀 고갈…

존 지금이 특별한 이유라도 있나요?

폴 어젯밤, 신탁의 경고가 내려왔습니다.

폴 또다시 재앙의 시기가 닥쳐오리니, 시온의 자녀들은 모두 환난에 대비하라.

자막 신탁의 경고 뒤에는 늘 나쁜 일이 생겼다

자막 신탁의 방에는 제사장만 들어갈 수 있다

수잔 정확히 그런 내용이었나요? 제사장님 말고 신탁을 확인한 분이 있나요?

폴 신탁은 신의 언어인 숫자와 그래프로 내려옵니다. 모니카 부제사장도 동의했습니다.

자막 건국절 효모 분배, 외인에 대비한 보안대 증원… 안건은 모두 폴의 뜻대로 통과되었다

수잔 오늘도 제사장님 뜻대로 됐네요. 사제들 대부분이 제사장님의 꼭두각시니까요.

폴 허허, 내가 독재자라도 된다는 뜻인가요?

수잔 오늘은 제 목소리 하나뿐이었지만, 언젠가 온 주민의 목소리가 될 수도 있어요.

폴(속마음) ‘곧 알게 될 거요. 두려움이 무엇인지.’

폴 이번 합동결혼식은 모두 제1거주구에서 치르세요. 신랑 신부는 건국절 전날까지 이곳에 모이도록.

마리 거주구마다 준비를 해 왔을 텐데요…

폴 앞으로 모든 결혼은 내가 직접 축복할 것입니다.

마리 알겠습니다. 그럼 자유의 광장에서 올려야겠네요.

자막 북부 발전소 보고 — 벤 사제 일행, 귀환 예정일을 사흘 넘기고도 연락 없음

폴(속마음) ‘어디로 갔는지도 모른다니. 멍청이 아니면 아부꾼들뿐이군.’

모니카 다음 신탁은 저도 함께 해석하고 싶습니다.

폴 물론이지요. 다음 신탁은 건국절입니다.

자막 건국절에 예정된 신탁은 없었다

자막 그날은 많은 일이 일어날 예정이었다

자막 건국절 이틀 전, 제7거주구 트램 역

로사(속마음) ‘지운 자국이 보이면 어쩌지…’

자막 학교 사무실에서 몰래 가져온 옛 허가판. 이름과 날짜를 지우고 다시 썼다

자막 며칠 전

로사 건국절 전에 고향에 잠깐만 다녀오면 안 될까요?

마리 절대 안 된다.

로사(속마음) ‘부모님을 만나 확인해야 해. 그 사람이 정말 내 외삼촌인지.’

로사(속마음) ‘하룻밤만 자고 내일 아침에 돌아오면 돼.’

자막 출발 시각이 한참 지났는데도 트램은 움직이지 않았다

로사(작게) 마리 사제님…!

효과음 덜컥

효과음 확!

제임스(작게) 쉿!

효과음 철컥 철컥

자막 트램이 출발한 것은 그로부터도 한참 뒤였다

제임스 넌 누구지? 그들이 왜 너를 쫓아온 거야?

자막 시온에서 수염을 기르는 젊은이는 없었다

로사 당신은 누구예요? 왜 여기 숨어 있죠?

제임스 난 할 일을 하고 있지.

로사 왜 안 열려요? 나가고 싶어요.

제임스 트램이 달리는 동안 그 문은 안 열려. 그리고 화물칸에 탄 이상, 넌 나랑 같이 가야 해.

로사 내 외삼촌이 폴 제사장님이에요. 나한테 무슨 일이 생기면 큰 대가를 치를 거예요.

제임스 그런가? 난 이미 큰 대가를 치렀어.

로사(속마음) ‘종착역 제13거주구에 도착하면 사람이 많을 거야. 그때 도망치자.’

효과음 끼기긱

자막 남자는 바닥 덮개 아래에서 무언가를 했다

자막 해가 지고, 화물칸만 남았다

효과음 끼이이…

효과음 덜컹

로사(속마음) ‘외인…! 더럽고 미개하다더니, 거주구 사람들보다 멋지잖아.’

릴리 쟤는 뭐야?

제임스 뜻밖의 선물이지. 오늘 우리랑 같이 갈 거야.

젊은 외인 귀여운걸. 거주구에서 사귄 여자예요?

대머리 제임스, 집에서도 네 여자들끼리 전쟁 날 판이야.

제임스 사제와 보안대원들이 쫓고 있었어요. 폴 제사장의 조카라는군요. 일단 이멜다에게 데려가죠.

대머리 파워셀은 이게 다야? 예전보다 훨씬 적군. 우리가 올 걸 알았나?

로사 난 아무것도 몰라요. 보내 주면 아무 말도 안 할게요.

대머리 흥, 과연 그럴까?

자막 바위틈 안쪽은 미로 같은 굴이었다. 그리고 철로가 있었다

효과음 끼익 끼익

로사 우리가 어디로 가는 거예요?

릴리 노웨어.

자막 다음 화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