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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VE LENSES ON OUR WORLD무엇이 대전환을 만들었는가 개정판 표지인구 · 식량 · 에너지 · 경제 · 환경

BOOK & TRANSLATOR’S ESSAY

무엇이 대전환을
만들었는가

인구, 식량, 에너지, 경제, 환경으로 본 세계의 작동 원리

바츨라프 스밀 지음 · 안유석 옮김

오늘의 세계는 하나의 발명으로 만들어지지 않았습니다. 바츨라프 스밀은 다섯 가지 전환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은 역사를 따라, 우리가 누리는 풍요와 그 뒤에 남은 과제를 함께 살핍니다.

출판
처음북스
발행
2025년 8월 1일 · 개정판
분량
512쪽
ISBN
9791170223030

역자의 글 · CLIMATE & TRANSITIONS

1.5도 초과의 시대,
왜 스밀의 《무엇이 대전환을
만들었는가》를 읽는가

UNEP 기후 보고서에서 출발해 식탁과 발전소, 산업과 일상의 변화로.
역자가 설명하는 기후 대응의 조건과 이 책을 읽는 이유.

기후 보고서를 읽다가 식탁과 발전소를 떠올렸다.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몇 도에서 멈출 것인가 하는 질문은 결국 우리가 무엇을 먹고, 어떤 에너지로 일하며, 어떤 설비를 얼마나 오래 쓰느냐로 이어진다. 바츨라프 스밀의 《무엇이 대전환을 만들었는가》를 우리말로 옮긴 역자로서, 이번 유엔환경계획 보고서에서 먼저 읽힌 것도 그 연결이었다.

2026년 9월 2일 유엔환경계획(UNEP)이 발표한 《Limiting Overshoot》는 지구 온난화가 1.5도를 넘어서는 상황과 이후의 대응을 다룬다. 초과의 폭을 줄이고, 정점을 낮추고, 가능한 한 빨리 기온을 다시 낮추자는 내용이다. 보고서가 전하는 다급함을 이해하려면, 목표 온도와 함께 그 목표에 도달하는 데 필요한 물질과 시간을 보아야 한다.

이 보고서를 스밀의 책과 함께 읽어 보려 한다. 기후 대응을 둘러싼 어려움을 살핀 뒤, 역자로서 왜 지금 이 책을 권하는지 이야기하고 싶다.

1.5도를 넘는다는 말의 뜻

먼저 구별할 것이 있다. 한 해의 평균기온과 장기적인 온난화 수준은 같지 않다. 세계기상기구(WMO)는 2024년 지구 평균 지표기온이 산업화 이전인 1850~1900년 평균보다 약 1.55도 높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 해의 기록만으로 파리협정의 장기 온도 목표를 넘었다고 판정하지는 않는다. 해마다 달라지는 자연 변동도 함께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 구별을 전제로 UNEP는 앞으로 몇 년 사이 1.5도 초과에 들어설 가능성과 그 뒤의 경로를 검토한다. 보고서가 제시한 낙관적 공약 이행 시나리오에서도 정점은 약 1.8도에 이른다. 이 수치는 앞으로의 모든 가능성을 막아 놓은 물리적 최저선이 아니라, 보고서가 검토한 조건 아래의 전망으로 읽어야 한다.

1.5도를 넘는다고 감축의 의미가 사라지지는 않는다. 더 높은 기온에 더 오래 머물수록 사람과 생태계가 겪을 위험이 커진다. 뒤에 기온을 낮추더라도 이미 사라진 종이나 일부 해수면 상승의 영향까지 원상복구되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온난화를 줄이는 노력과, 폭염·홍수 같은 피해에 대비하는 적응을 함께 진행해야 한다.

관련 자료WMO 2024년 기온 발표 ↗ (새 창)UNEP 보고서 발표문 ↗ (새 창)UNEP 기후 초과 해설 ↗ (새 창)

같은 뜻으로 읽을 수 없는 두 숫자

보고서에서 눈에 들어온 숫자는 130기가톤과 220기가톤이었다. 1기가톤은 10억 톤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온난화를 1.5도로 제한할 확률을 50퍼센트로 잡았을 때 2026년부터 남은 탄소예산은 약 130기가톤의 이산화탄소다. 보고서가 비교한 연간 배출량 약 40기가톤을 그대로 적용하면, 2026년 기준으로 3년 남짓한 규모다. 이는 특정한 날을 지구의 시한으로 정한 계산이 아니다. 배출 경로와 추정 조건에 따라 달라지는 예산이다.

220기가톤은 다른 질문에 대한 숫자다. 보고서는 기온을 약 0.1도 낮추는 데 필요한 누적 순마이너스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대표 추정치로 이를 제시한다. 배출한 양보다 제거한 양이 그만큼 많아야 한다는 뜻이다. 단순한 총제거량과도 구별해야 한다.

따라서 220을 130으로 나눠 ‘배출한 양의 1.7배를 제거해야 한다’고 읽으면 안 된다. 하나는 특정 온도 목표까지 남은 예산이고, 다른 하나는 일정한 온도 하락에 필요한 순제거량이다. 두 수치는 배출과 제거의 보편적인 교환비율을 뜻하지 않는다.

이 구별을 하고 나면 오히려 해야 할 일이 또렷해진다. 지금 배출을 줄이는 일은 미래에 제거해야 할 부담도 줄인다. 나중에 제거할 수 있으니 지금 더 배출해도 된다는 계산을 하려면, 아직 마련되지 않은 설비와 에너지, 저장 공간까지 이미 확보한 것으로 가정해야 한다. 나는 그 가정이 걱정스럽다.

관련 자료UNEP 보고서 본문 (14·20쪽) ↗ (새 창)

탄소제거 설비를 충분히 늘리려면

탄소제거를 이야기할 때 나는 스밀의 책에서 반복해서 마주친 질문으로 돌아간다. 어느 규모에서, 어떤 자원을 써서, 얼마나 오래 지속할 수 있는가.

나무를 심어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게 하려면 땅과 물이 필요하다. 저장한 탄소가 산불이나 훼손으로 다시 대기에 돌아가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대기에서 이산화탄소를 직접 포집하는 설비에는 에너지가 들고, 장기간 저장하려면 적합한 지층과 운송·주입 시설, 감시 체계도 갖춰야 한다. 기술의 성능과 더불어 이런 조건을 마련하는 속도가 중요하다.

다만 이 어려움을 탄소제거 기술은 발전할 수 없다는 주장으로 바꿀 이유도 없다. 연구와 투자는 필요하다. 내가 경계하는 것은 앞으로의 성과를 당연한 일로 간주해 오늘의 감축을 미루는 태도다. 아직 실현되지 않은 능력을 현재의 배출과 상쇄해서는 곤란하다.

전력망에서도 비슷한 문제를 볼 수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2025년 보고서는 송전망 확충을 가로막는 긴 인허가 절차와 케이블·변압기 공급 제약을 짚었다. 태양광이나 풍력 발전기를 늘려도 전기를 필요한 곳으로 보낼 수 있어야 한다. 전환 계획에는 발전소와 함께 전선, 변압기, 부지, 기술자와 지역 주민의 협의에 걸리는 시간도 들어가야 한다.

기업이라면 이 질문을 자기 설비에 대입할 수 있다. 배출량을 줄이는 계획에 필요한 전력이 확보되어 있는지, 공급업체도 같은 속도로 바뀔 수 있는지, 감축 실적과 외부에서 구매한 제거 실적을 구분해 설명할 수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다. 목표를 발표한 다음에는 공장과 공급망에서 무엇이 실제로 달라지는지 확인해야 한다.

관련 자료UNEP 기후 초과 해설 ↗ (새 창)IEA 송전망 보고서 (2025) ↗ (새 창)

기후 문제를 식량·에너지·경제의 역사로 읽기

여기에서 《무엇이 대전환을 만들었는가》가 필요해진다. 스밀은 현대 세계의 형성을 인구, 농업과 식량, 에너지, 경제, 환경이라는 다섯 전환으로 설명한다. 이 책을 옮기며 내가 독자에게 전하고 싶었던 것도 다섯 분야를 함께 보는 시야였다.

인구가 늘고 도시가 커지면 식량을 더 많이 생산해 멀리까지 운반해야 한다. 농업의 기계화와 비료 생산, 냉장과 운송에는 에너지와 산업 설비가 필요하다. 생산성이 높아지면 사람들이 농업 밖의 일을 할 수 있고, 소득과 소비가 변하면서 다시 식생활과 자원 수요가 달라진다. 그 과정에서 토지 이용과 물질 순환, 대기에도 변화가 쌓인다. 책은 이 관계를 역사와 수치로 따라간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기후 변화는 현대 문명이 만들어 온 생활을 어떻게 바꿀 것인지 묻는 문제가 된다.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는 일에는 먹거리와 이동, 난방과 생산을 유지할 방법이 함께 필요하다. 이미 많은 에너지를 쓰는 사회와 기본적인 생활 여건을 더 확보해야 하는 사회의 조건도 다르다.

그래서 나는 전환에 시간이 걸린다는 스밀의 설명을 읽을수록 착수를 미루기 어렵다고 느낀다. 바꿀 것이 많고 설비 교체에 오랜 시간이 든다면, 준비를 시작하는 시점은 더 빨라야 한다. 이번 보고서를 책과 연결해 내가 얻은 결론이다.

역자로서 이 책을 권하는 세 가지 이유

첫째, 변화의 크기를 가늠하게 해 준다. 우리는 새로운 기술이 등장했다는 소식은 자주 접하지만, 그것이 기존 생산과 소비에서 얼마나 큰 몫을 맡아야 하는지는 놓치기 쉽다. 스밀은 에너지와 식량, 인구의 규모를 거듭 비교한다. 책의 수치들을 따라가다 보면 기술을 평가할 때도 실험의 성공과 사회 전체의 보급을 구별하게 된다.

둘째, 한 분야의 해법이 다른 분야에 요구하는 조건을 보게 한다. 식량 생산을 늘릴 때 토지와 물은 얼마나 필요한지, 에너지원이 바뀔 때 운송과 산업은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 생각하게 된다. 경영자나 정책 담당자는 물론, 기후 뉴스를 읽으며 생활과의 연결을 찾고 싶은 독자에게도 유용한 관점이다.

셋째, 변화의 속도를 비교하는 기준을 준다. 새 기계 한 대를 도입하는 시간, 전국의 기반 시설을 교체하는 시간, 인구 구조가 달라지는 시간은 서로 다르다. 빠르게 개선되는 기술의 사례 하나를 골라 사회 전체도 같은 속도로 바뀔 것이라 기대하기 전에, 무엇이 함께 변해야 하는지 따져 볼 수 있다.

책은 1장 ‘획기적인 다섯 가지 대전환’에서 전체 구도를 제시하고, 2장부터 6장까지 인구·농업과 식량·에너지·경제·환경을 차례로 다룬다. 마지막 7장 ‘대전환의 결과와 미래’에서는 그 성과와 앞으로의 과제를 함께 살핀다. 한 분야의 역사를 읽다가 다른 분야의 설명으로 돌아가 보게 되는 구성이다.

쉽게 읽히는 책이라고만 소개하고 싶지는 않다. 통계가 많고 살피는 시대와 지역도 넓다. 대신 숫자를 모두 외우려 하기보다, ‘무엇이 얼마나 바뀌었는가’, ‘그 변화에는 무엇이 필요했는가’, ‘어떤 부담이 남았는가’를 적으며 읽어 보길 권한다. 기후 문제에 관심이 크다면 4장 ‘에너지의 대전환’과 6장 ‘환경의 대전환’을 먼저 읽고 앞뒤 장을 연결해도 좋겠다.

이 책의 역사적 통계를 모두 오늘의 현황으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최신 수치는 이번 UNEP 보고서나 관련 기관의 자료로 보완하면 된다. 내가 이 책을 곁에 두고 읽기를 권하는 까닭은 새로운 숫자가 나왔을 때 그 숫자를 이해할 배경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앞으로의 전환에 필요한 질문

이번 보고서를 읽고 나서 내게 남은 질문은 구체적이다. 배출을 줄일 설비를 언제 바꿀 것인가. 그 설비에 필요한 에너지와 자재는 어디에서 마련할 것인가. 바꾸는 동안 생길 부담과 피할 수 없는 피해는 누가 감당할 것인가.

스밀의 책은 우리가 누리는 생활이 어떤 조건 위에서 가능해졌는지 설명한다. 그 조건을 알아야 앞으로 바꿔야 할 일의 크기도 보인다. 전환을 원한다면 지금 세계가 작동하는 방식부터 이해해야 한다고, 나는 역자로서 말하고 싶다.

1.5도라는 숫자가 막연한 불안으로만 남는 분께 《무엇이 대전환을 만들었는가》를 권한다. 기후 뉴스를 식탁과 일터, 발전소와 도시의 변화에 연결하며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책을 덮은 뒤에는 미래에 관한 약속을 들을 때 필요한 자원과 시간부터 묻게 되기를 바란다.

책 정보 《무엇이 대전환을 만들었는가》 인구, 식량, 에너지, 경제, 환경으로 본 세계의 작동 원리 바츨라프 스밀 지음 · 안유석 옮김 · 처음북스

글: 안유석. 이 글은 UNEP 보고서를 바탕으로 쓴 역자의 해설과 책 소개입니다.

관련 자료《무엇이 대전환을 만들었는가》 도서 정보 ↗ (새 창)

자료 확인: 2026년 10월 3일. 책 소개는 한국어판 본문과 목차, 역자의 말을 기준으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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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대전환을 만들었는가 · 북트레일러

모든 변화에는, 그 이전의 시간이 있다

바츨라프 스밀 지음 · 안유석 옮김

불꽃 하나에서 도시의 불빛까지. 인구·식량·에너지·경제·환경이 함께 바뀌어 온 시간을 따라, 지금의 세계가 움직이는 조건을 묻습니다.

  • 인구 — 더 오래 사는 삶은 무엇을 바꾸었을까
  • 식량 — 우리의 식탁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 에너지 — 밤을 밝히는 힘은 어디에서 왔을까
  • 경제 — 세계는 어떻게 더 가까워졌을까
  • 환경 — 풍요는 지구에 무엇을 남겼을까

한국어 내레이션과 자막을 제공합니다. 영상 이미지·내레이션은 AI로 제작했으며, 전용 페이지에서 내레이션 전문을 읽을 수 있습니다.

INSIDE THE BOOK

세계의 작동 원리를
읽는 일곱 장.

인구에서 환경까지, 서로 연결된 변화의 역사.

  1. 획기적인 다섯 가지 대전환
  2. 인구의 대전환
  3. 농업과 식량의 대전환
  4. 에너지의 대전환
  5. 경제의 대전환
  6. 환경의 대전환
  7. 대전환의 결과와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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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세계를 알아야
앞으로의 변화도 보입니다.

바츨라프 스밀 지음 · 안유석 옮김 · 처음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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